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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 고유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전기적 특성을 가지는 섬유형 전자소자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인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됨.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윤석진) 차세대반도체연구소 이현정·임정아 박사팀은 원하는 전극을 잉크젯 프린터로 프린팅해 제작하고, 그 위에 반도체가 코팅된 전극 실을 굴려주는 방식으로 트랜지스터, 광다이오드 같은 섬유형 전자소자를 제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힘.

이현정 박사팀은 2019년 CNT(탄소나노튜브) 잉크를 물을 머금고 있는 고분자인 하이드로젤 기판에 프린트한 후 전사해 원하는 표면에 전극을 구성하는 기술을 개발함. 하이드로젤 위에 프린팅된 CNT 전극은 마치 물에 떠 있는 것과 같아 그 위에 섬유를 굴리면 전극구조 손상 없이 쉽게 섬유 표면으로 옮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임정아 박사팀과 함께 연구한 결과 실제 반도체층과 CNT 전극의 손상 없이 고성능 섬유형 소자를 제작해냄. 개발한 CNT 전극이 감싸진 섬유형 트랜지스터는 1.75㎜ 구부림 반경까지 크게 구부려도 80% 이상의 성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됨.

또한 CNT 전극의 반투명한 특성을 활용, 빛을 흡수해 전류를 발생시킬 수 있는 반도체층이 코팅된 전극 실을 CNT 전극으로 감싸 빛을 감지할 수 있는 섬유형 광다이오드를 제작하는 데 성공함. 제작된 섬유형 광다이오드는 넓은 가시광선 영역의 빛을 감지할 수 있으며 평면형 소자에 뒤떨어지지 않는 우수한 감도를 보임. 연구팀이 개발한 섬유형 광다이오드를 LED 소자와 함께 천에 삽입해 장갑처럼 끼면, 손끝에서 흐르는 혈액양의 변화에 따라 바뀌는 LED 빛의 반사 세기를 섬유형 광다이오드가 감지해 사용자의 맥박을 측정할 수 있었음.

KIST 임정아 박사는 "개발한 손가락 장갑형 심박수 측정기는 집게형 심박수 측정기를 대체해 편안하고 부드럽고, 언제나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심박수를 측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함. 이현정 박사는 "이번 연구는 섬유형 소자 개발의 과제로 남아있는 전극 형성 기술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하는 것으로, 복잡한 회로로 구성된 섬유형 전자소자의 개발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힘.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 아래 KIST 주요사업 및 한국연구재단 중견후속연구 및 나노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수행됨. 연구결과는 나노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ACS 나노' 최신호에 게재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