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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기술 및 정책 정보

"첨단과학기술 만난 상상력이…쇠락 위기 `美애니`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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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기관
매일경제
저자
 
종류
기타
나노기술분류
 
발행일
2020-12-16
조회
2,040

본문

2020 한미과학자대회

 

인문사회와 과학은 도저히 섞이기 어려운 물과 기름 같아 보임. 하지만 과학이 눈부시게 발전한 밑바탕에는 인문학이 자리하고 있음. 인문학과 과학의 융합을 통해 지속 가능한 기술 개발·과학 발전 그리고 성장이 가능하다는 얘기임. `지속 가능한 성장과 미래를 위해 과학기술과 인문사회과학을 융합하다`라는 주제로 14일부터 나흘 동안 온라인과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진행되는 한미과학자대회(UKC)에서 과학과 인문이 만들어낸 과거와 현재, 미래가 집중 논의됐음.

 

UKC 2020 공동 대회장인 이우일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 회장은 "현재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문학적 상상에서 비롯된 것이 많다""공상으로 치부될 수 있는 상상이 과학으로 인해 현실화한 사례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음. 이 회장은 또 "인문학은 미래로 갈수록 과학기술과 밀착될 수밖에 없다""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발달은 자칫하면 인간성 상실을 가져올 수 있음. 이 인간성 상실을 막기 위해 기술에 대한 고삐를 반드시 인간이 쥐고 있어야 하고, 이것이 인문사회과학이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음. 한미 과학자 15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인 올해 UKC 2020 기조강연을 예술가·사회과학자들이 맡은 이유임. UKC 주요 기조강연자들이 예술과 인문학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것은 이번이 처음임.

 

`지난 30년간 애니메이션 산업에서의 경험`을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선 에미상 수상자이자 유명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 감독이었던 척 시츠 미국 UCLA 교수는 "1980년대 초반 애니메이션 시장은 침체기였고, 당시 학생들은 이 산업의 전성기가 끝났다고 생각했음.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과거에 머물러 기술이 같은 애니메이션만 만들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라며 "하지만 1980년대 후반 들어 컴퓨터를 활용한 애니메이션이 나오고 산업이 다시 한 번 발전하기 시작했다"고 전했음. 과거 손으로 한 장 한 장 그려내던 그림이 과학기술의 힘을 빌려 그래픽화됐고, 음성·그래픽·영상 간 조합을 통해 다시 한 번 부흥기를 맞았다는 설명임. 시츠 교수는 "1989년 미국에서 애니메이션 콘퍼런스가 열렸을 때 현안 토론 안건으로 컴퓨터 애니메이션 등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당시엔 여전히 부정적이었다""하지만 돌아보면 기술 발전에 따른 산업의 긍정적인 변화는 그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라고 회고했음.

 

제프 버크 UCLA 교수는 `증강현실(AR)과 이머시브 시어터`라는 주제로 연극에 신기술이 도입되는 양상에 대해 소개했음. 이머시브 시어터란 관객이 극에 참여하는 공연을 뜻함. 버크 교수는 "최근 다양한 기술들이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에 영향을 주고 있다""실제로 게임 구동에 사용되는 엔진(필수 소프트웨어)을 활용해 가상으로 환경을 구현한 상태에서 영상을 제작하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음. 그는 "배경에 LED 스크린을 설치했기 때문에 영상을 찍을 때 녹색 크로마키 배경과 모니터를 쳐다보며 작업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음.

 

버크 교수는 UCLA에서 AR를 적용해 만든 이머시브 시어터 실제 사례도 소개했음. 그는 "실제 공간에서 연극을 하지만 여기에 AR 요소를 더해 관객이 스토리를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스마트폰을 통해 본 사물들 좌표를 통해 위치를 계산해 가상의 물체를 불러내도록 개발했다"고 말했음. 캐릭터 3명이 가상 세계 무대에서 연기하고 있으면 관객은 스마트폰을 통해 본래 역사대로 흘렀을 때 상황을 엿볼 수 있게끔 했음.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전이 긍정적으로만 작용했던 것은 아님. 사이먼 페니 미국 UC어바인 교수는 어린 시절부터 스마트폰 등에 노출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이전에 비해 감각운동이 약한 경향이 있다고 우려했음.

 

권상희 성균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스포츠·뉴스·광고 등을 영상으로 보여줬을 때 사람들 뇌파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보고, 이를 통해 뇌가 어떻게 자극을 받는지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음. 권 교수는 "특히 스포츠·광고 영상을 시청할 때 뇌가 많은 자극을 받았으며, 2D 영상보다는 VR를 시청했을 때 더 큰 자극이 전달되는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음.

 

조술연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KSEA) 회장 겸 UKC 2020 공동 대회장은 "예술가·인문사회학자들이 과학기술을 활용하는 과정들을 살펴보고 이들의 인문학적 사고방식을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말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