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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이달 20일 빨간 원자로 난 길을 따라 움직이는 분자의 모습을 표지에 실었음. 하나의 분자를 마치 레일에 놓은 것처럼 직선으로 표면을 가로질러 보낼 수 있음이 처음으로 밝혀졌음. 분자를 보내는 지점과 받는 지점도 지정할 수 있는 현상에 사이언스는 ‘분자 전신’이라는 제목을 달았음.

레온하르트 그릴 독일 그라츠대 물리화학부 교수 연구팀은 단일 분자를 특정한 위치로 옮기고 다시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고 이달 19일 사이언스에 발표했음. 분자를 제어하는 기술은 빛의 힘으로 아주 작은 물질을 집는 광집게나 물체를 훑어 관찰하는 주사터널현미경에 쓰이는 원자 수십 개 두께의 날카로운 탐침으로 분자를 건드리는 방법 정도만 가능했었음.

연구팀은 주사터널현미경의 탐침을 사용해 2나노미터(nm·10억 분의 1m) 길이의 디브로모터플루오렌(DBTF) 분자를 평평하게 은 원자가 배열된 표면에 특정 방향으로 정렬시켰음. DBTF 분자는 3개의 플루오렌이 실처럼 연결되고 양 끝에 브롬 원자가 달린 구조임.

여기에 전기장을 걸었더니 DBTF 분자가 완벽하게 직선으로 움직이는 현상이 발견됐음. 연구팀은 이를 통해 이 분자를 자신의 길이의 75배인 150nm의 거리까지 정확하게 수송하는 데 성공했음. 분자의 이동 거리는 0.1nm 단위로 조절할 수 있었고 속도도 초당 0.1mm 이상으로 빨랐음.

연구팀은 전기장을 거는 두 개의 탐침을 놔 분자를 한 탐침에서 다른 탐침으로 전송 ‘분자 전신’에도 데도 성공했음. 송신 역할을 하는 탐침이 분자에 반발력을 걸면 분자가 수신 탐침이 위치한 곳으로 직선 궤적을 따라 옮겨감. 분자 속 원소 구성과 원자 배열과 같은 정보를 높은 공간 정밀도로 먼 거리에 전송하는 데 성공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