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 이어주고, 네 발로 걷고… 점점 더 정교해지는 마이크로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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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기관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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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류
- 기타
- 나노기술분류
- 발행일
- 2020-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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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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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초소형) 로봇은 100만분의 1m 크기의 아주 작은 로봇임. 크기가 작아 다양한 곳에 활용할 수 있는데, 특히 의료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음. 기존 의료 장비로는 접근할 수 없었던 인체 내부까지 들어가 원하는 치료를 할 수 있기 때문임. 최근엔 단순히 약물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세포를 배양해 전달하는 등 로봇의 기능이 점점 더 정밀해지고 있음. 사람 몸속에서 이동하는 로봇의 추진력도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음.
◇뇌 신경세포 정확히 전달해 연결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공학전공 최홍수 교수팀은 “체외 환경에서 원하는 위치에 정밀하게 신경세포를 전달해 신경망을 연결하는 마이크로 로봇을 개발했다”고 발표했음. 생명과학 연구자들은 동물실험이나 임상시험을 하기 전에 칩 위에서 세포 실험을 하는데, 이를 위한 로봇을 개발한 것임.
최 교수팀은 특수 공정을 통해 로봇을 길이 300마이크로미터(1마이크로미터는 100만분의 1m), 폭 95마이크로미터의 크기로 제작했음. 로봇에 금속인 니켈을 먼저 코팅한 뒤 그 위로 인체에 해가 없는 산화 티타늄을 코팅했음.
로봇은 금속 코팅 덕분에 자석으로 책받침 위에 쇳가루를 움직이듯이 외부에서 자기장을 가해 움직일 수 있음. 로봇 몸체에는 신경세포를 배양할 수 있도록 5마이크로미터 크기의 홈이 파여 있음. 홈의 폭은 신경세포가 신호를 받는 축색 돌기와 신호를 내보내는 수지상 돌기의 폭과 같아 이곳에서 세포가 자랄 수 있음.
연구진은 로봇의 신경망 연결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서 쥐의 해마 신경세포를 칩 위에서 따로 분리해 배양했음. 해마는 뇌에서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중요한 영역임.
신경세포 100여 개를 실은 마이크로 로봇은 10초 만에 목표 지점에 도착해 1분 안에 두 신경세포 집단을 연결했음. 연구진은 “신경세포에서 오가는 전기 신호를 확인했다”고 설명했음.
최홍수 교수는 “중증 뇌 질환인 치매나 뇌전증 등 다양한 신경계 질환 연구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몸 밖이 아닌 인체 내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생체 친화적 소재와 형태를 가진 로봇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음.
◇네 발 또는 산소 거품으로 이동하는 로봇
마이크로 로봇을 얼마나 정확한 위치에 잘 보내는지도 중요함. 최홍수 교수팀처럼 자기장을 이용해 로봇을 제어하는 기술 외에도 기계·화학적인 방식으로 로봇을 이동시키는 기술들이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음.
미국 코넬대 연구진은 네 발로 걷는 마이크로 로봇을 개발해 지난 8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음. 크기는 가로와 세로, 두께가 각각 40마이크로미터, 40~70마이크로미터, 5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함. 짚신벌레 크기 정도임.
로봇은 다리 4개가 있고 등에 전원을 공급할 실리콘 태양광 회로가 부착됐음. 이 로봇에 레이저를 쏘면 내부에서 (+)전기를 띤 입자인 양이온이 백금으로 이뤄진 다리로 이동함. 이러면 용액에 녹은 음이온이 양이온을 따라 다리에 붙고, 그 결과 무릎처럼 구부러짐. 이런 원리를 이용해서 앞으로 기어갈 수 있음.
아직 로봇은 동작 속도가 느리고 주변 환경을 감지하는 기능이 없음. 연구진은 앞으로 연구가 발전하면 로봇이 인체의 혈관을 돌아다니면서 다양한 치료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함.
독일 켐니츠 공대 연구진도 최근 산소 거품으로 추진력을 얻는 마이크로 로봇을 개발했음. 로봇은 평평한 형태로 가로와 세로가 각각 800마이크로미터이며 높이는 140마이크로미터임.
로봇은 두 개의 튜브로 이뤄져 있음. 튜브 내부에는 백금이 들어 있음. 로봇을 과산화수소가 포함된 용액에 넣으면 튜브 안에서 촉매 반응이 일어나 산소 거품이 발생함. 로봇은 이 힘으로 이동함.
외부에서 전기 신호를 수신하면 중앙에 있는 코일이 튜브 중 하나를 가열함. 휴대전화의 무선 충전과 유사한 원리임. 고온일수록 강한 반응이 일어나 거품이 더 많이 발생함. 이를 통해 로봇의 방향을 제어할 수 있음.
로봇은 앞으로 인체 내에 있는 특정 부위에 약물을 전달하는 용도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됨. 다만 현재는 과산화수소가 연료이기 때문에 연구진은 인체에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연료를 새로 찾아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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