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양극·음극' 나뉠 수 있는 독특한 금속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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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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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D
- 나노기술분류
- 발행일
- 2020-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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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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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의 전기적 특성을 바꾸고 정밀하게 조절해 양(+)극과 음(-)극을 갖는 ‘분극’이라는 희귀한 성질을 갖도록 하는 기술이 개발됐음. 고용량 데이터 저장장치나 고효율 배터리를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됨.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이종석 물리·광과학과 교수와 노창재 연구원팀이 스트론튬 루테늄 산화물(SRO)을 얇게 가공한 뒤 내부의 힘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분극 특성을 갖는 금속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음.
분극은 물질의 전기적 특성이 물질 위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성질임. 한쪽에 전기적으로 음(-)성을 띠는 전자가 더 많이 몰리거나, 규칙적인 입체 결정 구조에서 전자가 한쪽 방향에 정렬해 있는 경우 등 비대칭성이 강해지면 한 쪽이 음극, 반대쪽이 양극이 됨. 예를 들어 한 반 학생들이 교실 책상에 앉아 있는데 맨 오른쪽 줄에 앉은 학생에게만 공을 몰아 준 경우나, 모두에게 공을 준 뒤 오른손에 공을 들게 한 경우 비대칭성이 강해지면서 공이 있는 쪽이 음극이 되는 식임.
자연계의 물질 가운데 전기가 잘 통하지 않는 ‘비금속’은 분극 특성을 갖는 ‘극성 물질’이 존재할 수 있음. 하지만 전기를 잘 통하는 ‘금속’은 내부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자유전자’가 있어 전자가 한쪽에만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기 어렵고, 분극도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었음. 모두가 공을 자유롭게 패스하는 상황에서는 특정한 방향에 공이 몰려 있는 상태가 유지되기 어려운 것과 같음.
하지만 물리학자들은 자유전자에 의해 전기 분극을 막는 경로를 약화시키면 인공적으로 극성을 지닌 금속이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음. 이후 많은 물리학자들이 극성 금속 개발에 도전해 왔음.
이 교수팀은 두 종의 양이온과 한 종의 음이온이 규칙적인 반복 입체 구조를 형성하는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인 SRO에 주목했음. 스트론튬 티타늄 산화물(STO) 기판 위에 얇은 막 상태로 가공한 SRO를 올린 뒤 힘(응력)을 가했다가 푸는 과정에서 매우 얇은 두께의 금속층에 극성을 형성하는 데 성공했음.
SRO는 하나의 루테늄과 스트론튬, 산소 원자가 성냥갑 모양처럼 상하좌우 축의 길이는 다 다르지만 모든 축이 90도 각도로 만나는 규칙적인 입체 결정 구조(사방정계)를 이루는 물질임. 이 상태에서는 극성이 없음.
하지만 연구팀이 누르는 힘(압축 응력)을 가한 뒤 응력을 완화시키자 특성이 변했음. 힘에 의해 변화된 입체 구조와, 힘이 사라지는 과정에서 뭉쳐 형성된 또다른 입체 구조가 각각 분리된 채 각각 따로 공존하게 됐음. 이 과정에서 결정은 두 구조 사이에 마치 기울어진 성냥갑처럼 축의 길이와 각도가 모두 다른 결정 구조가 형성됐고, 이에 따라 가운데를 중심으로 한 대칭이 깨진 부분이 생기면서 극성을 갖게 됐음. 마치 반 학생들이 모두 오른쪽에 공을 들고 있는 것처럼, 전체적인 결정이 비대칭성을 지니면서 금속이 극성을 지니게 된 것임. 자성 역시 유지됐음.
연구팀은 이 물질을 전자소자에 응용할 경우 고효율 배터리나 데이터 저장장치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음. 이 교수는 “학술적으로나 응용 면에서 활용가치가 높은 전이금속 산화물의 구조를 응력 완화 현상을 이용해 제어하는 방법을 새롭게 제시했다”라며 “산화물 박막을 이용해 다양한 기능성을 나타내고, 나아가 신물질 개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음.
본 연구 성과는 ‘Small’ 지에 게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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