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소리로 화학반응 조절 세계 첫 성공… ‘네이처 화학’ 게재
페이지 정보
- 발행기관
- 조선비즈
- 저자
- 종류
- R&D
- 나노기술분류
- 발행일
- 2020-08-11
- 조회
- 1,981
본문
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자기조립연구단장 김기문 연구팀은 기존 통념과 달리 소리가 화학반응까지 조절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고 실제 실험을 통해 확인함.
화학반응은 원자들이 서로 떨어지고 재결합해 새로운 분자를 만드는 과정으로, 비교적 높은 에너지가 필요함. 빛, 열, 전기장, 자기장 등 높은 에너지를 전달하는 매개체로는 화학영향을 줄 수 있지만 공기의 떨림으로 발생하는 소리는 에너지가 낮아 그러지 못한다는 게 학계의 견해였음.
연구팀은 물질들이 물에 녹은 채 서로 반응하는 경우에는 소리가 영향을 미친다는 걸 발견했음. 소리로 물에 진동을 일으키면 파도와 같은 물결파가 발생함. 이때 마루와 골(물결의 가장 높은 부분과 낮은 부분)은 공기와의 접촉이 활발해 공기가 더 많이 녹아듬. 물속에 공기가 얼마나 많이 녹느냐에 따라 산소에 의한 산화 환원 반응이나 이산화탄소에 의한 산 염기 반응의 정도가 달라짐.
연구팀은 물을 담은 접시를 스피커 위에 올려놓고 화학반응 실험을 진행했음. 원래 파란색이지만 산소와 반응하면 무색으로 바뀌는 물질 ‘바이올로젠 라디칼’을 물에 섞은 뒤 소리를 재생했음. 그 결과 산소가 더 많이 녹아드는 마루와 골 부분은 활발한 반응이 이뤄져 무색으로 바뀐 반면 나머지 부분은 반응이 더뎌 파란색을 유지했음.
또다른 실험에서는 ‘브로모티몰블루(BTB)’ 물질을 물에 녹여 소리를 재생했음. BTB 용액은 이산화탄소가 많은 산성 환경에서는 노란색, 이산화탄소가 적은 염기성 환경에서는 파란색으로 바뀜. 앞선 실험과 비슷하게 물결파의 마루와 골 부분에서는 이산화탄소 반응이 활발해져 노란색이 됐지만 나머지 부분에서는 파란색이나 원래 색인 녹색을 띠었음.
산화 환원 반응과 산 염기 반응은 현재 산업 현장에서도 이용되고 있는 화학반응 종류인 만큼 소리가 주요 화학공정을 제어하는 또 하나의 변수가 될 수도 있을 전망임.
황일하 연구위원은 "아직 연구 초기단계지만, 향후 한 용액 안에서 분리막 없이 동시에 여러 화학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복잡한 시스템이나 새로운 물질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소리가 몸속의 화학반응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후속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함.
본 연구 성과는 ‘Nature Chemistry’ 지에 게재됨.
- 이전글전기연, 3D프린터로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 출력한다 20.08.17
- 다음글KIST, 폭발·화재없는 아연이온전지 '부식' 막는 기술 찾았다 20.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