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정책인터뷰-① 박항식 교육과학기술부 기초연구정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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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노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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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노기술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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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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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정책인터뷰-① 박항식 교육과학기술부 기초연구정책관
나노기술 연구개발 투자 두 배로 늘려나가겠다
“원천기술 확보 책임은 교과부의 몫”
한국의 나노기술을 세계 3대 선진강국 수준으로 진입시키기 위한 정부의 전략적 추진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4월 28일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2009년도 나노기술발전시행계획’을 확정하고 올해 총 2,458억 원의예산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범부처 차원의 종합 계획도 본격 진행되고 있어 그 성과가 주목된다. 정부의 구체적인 추진전략을 각 부처와 주요 사업단의 수장들을 만나 직접 들어본다.
| 인터뷰는 과학동아 편집장을 역임한 김훈기 박사가 지난 7월 16일 광화문 정부 중앙 청사에서 진행하였다. <편집자> |
“정부의 나노기술 개발에 대한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합니다. 최근까지 정부는 나노기술의 연구개발 투자액을 연평균 5%씩 꾸준히 증가시켜 왔는데요. 앞으로는 10%까지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국가 나노기술 발전계획의 수립과 집행의 주관부처인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의 박항식 기초연구정책관. 그는 인터뷰 동안 줄곧 한국 정부가‘나노 선진국’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 강력한 의지를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노기술은 학문간 경계를 초월하는 첨단융합 분야입니다. 기존제품의 성능을 고도화하거나 과학기술의 새로운 영역을 창출할 수 있는 21세기 핵심기반 기술이죠. 재료, 전기, 에너지 등 모든 산업분야에 응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낼 수 있어요. 주요 선진국들이 앞다퉈 나노기술에 중점 투자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특히 나노기술은 현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녹색성장과 신성장 동력 창출의 핵심기반이 된다는 설명이다.
세계 5위에서 3위로 목표 수정
나노기술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한국이 선진국보다 뒤지지 않았다. 2001년 7월‘나노기술
종합발전계획(이하 발전계획)’이 국가 전략으로 수립된 시기는 미국(2000년 1월)보다 약간 늦었지만 일본(2001년 9월), 독일(2002년 4월), 그리고 프랑스(2003년 11월)보다는 비슷하거나 앞섰다.
‘발전계획’은 당초‘연구개발, 인력양성, 장비확충과 인프라 구축 등 3대 개발 목표’를 설정했다. 2010년에는 선진 5개국 수준의 기술경쟁력을 갖추고 최소 10개 이상의 최고 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었다.
이‘발전계획’은 2006년‘제2기 발전계획’으로 수정됐다. 목표는 크게 향상됐다. ‘2015년까지 10년간 나노기술 선진 3개국 기술경쟁력 확보’라는 새로운 비전이 제시됐다. 또 최고수준의 실용화 기술을 30개 이상 확보한다는 목표가 명시됐다. 정부가‘제2기 발전계획’을 수립하면서 어떤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일까.
“초반에는 국내 관련 전문가들을 파악하고 연구개발을 독려하는데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성과가 예상보다 빨리 드러났어요. 우선 한국 나노 분야의 SCI급 논문 수가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예를 들어 2008년에는 전년대비 28.5% 증가한 2,639편으로 집계돼 세계 4위권에 진입했어요. 미국 특허등록은 2006년 이후 줄곧 세계 2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요.” 사실 정부가 처음 나노기술을 6T(나노·바이오·환경·정보·문화·우주 기술) 가운데 하나로 선정하고 집중 육성방책을 세울 당시, 국내 나노 전문가가 얼마나 될지 감을 잡기가 어려웠다. 무엇보다 나노는‘10억분의 1’크기를 의미할 뿐이므로 여타 5T에 해당하는 기술들과 달리 딱히‘이거다’라고 꼬집어 말하기 쉽지 않다.
“솔직히 나노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역설할 때 쉽지 않은 점이 많았어요. ‘10억분의 1’이라는 세계를 말로 설명하기 어려우니까‘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이라고 대신 얘기하곤 하지만 역시 감이 잘 안 잡히죠. 한참 설명하다 보면 당장‘도대체 어떤 게 나노인지 모르겠다’‘어디에 쓸 건지 명확치 않다’는 말이 튀어나오기 일쑤였죠.”
하지만 세계적인 대세를 읽은 상황에서 그대로 있을 수는 없었다. 모든 일을 풀어나가는 근본은 역시 인력. 먼저 국내 인력 상황을 체크해 나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국내 반도체 같은 집적회로 분야에서 300여명의 나노 전문가가 있다고 파악했어요. 그런데 정부의 추진 소식이 알려지면서 물리, 화학, 소재 등 주요 이공계 분야에서 나노전문가들이 자신의 존재를 알려 왔습니다. 인력풀이 본격 형성되기 시작한 거죠.”
이런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대학의 나노기술학과는 2001년 3개였던 것이 2008년에는 59개로 늘어났다. 또 2004년부터 2013년까지 나노기술 분야의 공급 인력은 총 95,368명으로 집계됐다. 연평균 1.5% 정도씩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올 하반기 중간점검 통해 새로운 도약 추진
나노기술의 정의도 좀더 명확하게 내려졌다.‘물질을 나노미터(nm) 크기의 범주에서 조작·분석하고 이를 제어함으로써, 새롭거나 개선된물리적·화학적·생물학적 소재·소자 또는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과학기술’을 총칭한다. 이런 정의에 따라 나노소재, 나노소자, 나노바이오, 나노공정·장비·측정 등 4대 기술분야가 도출된다.
나노 전문가들이 모이기 시작하자 정부는 대형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역점을 뒀다. 교과부가 주관하는 나노종합팹(대전)과 나노소자특화팹(수원), 그리고 지식경제부(이하 지경부)의 나노기술집적센터(포 항 · 전 북 · 광 주 ) 와 RFID/USN센터(송도) 등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나노종합팹과 나노소자특화팹의 경우 장비 이용 건수가 꾸준히 증가해 장비 가동률이 각각 52.3% (2009년 1월)와 36.5%(2008년 12월)수준에 이르렀다.
정부의 이런 추진의 중심에 교과부가 든든히 자리를 잡고 있었다. 교과부는 현재 지경부, 농림수산식품부, 보건복지가족부, 환경부, 방위사업청, 식품의약품안전청 등 범정부적 나노기술개발을 총괄하는 주관부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002년 12월 교과부가 주도해 나노기술개발촉진법을 제정했습니다. 이 법에서 명시한 발전 계획에 따라 범부처가 각기 진행하는 내용에 대한 종합적인 체계를 구축하고 있죠.” 2009년 정부가 투자하는 2,458억원 가운데 연구개발에만 2,069억원(84.2%)이 투여된다. 부처별로는 교과부가 1,246억원(50.7%)으로 가장 많은 예산을 담당하고 있다. 21세기 프론티어사업(276억원), 기초연구사업(468억원), 미래기반기술개발사업(124억원) 등 굵직굵직한 연구개발 프로젝트들이 포함된다.
그동안 한양대의‘실리콘 위 화합물 반도체 성장 원천기술’, 삼성전자의‘40나노 32기가 낸드플래시 (Change Trap Flash) 핵심 기반 기술’,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염료감응 태양전지 핵심소재 및 공정기술’, 한국과학기술원의‘양자효과 소자를 이용한 통신시스템용 초고속 IC 원천기술’, 성균관대의‘그래핀 대면적합성법’등‘세계 최초’의 타이틀을 단 개발 소식이 잇따라 들려온 것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투자한 결과물이다. 교과부는 내년부터 새롭게 추진하는‘글로벌프론티어’사업에서도 나노기술을 주요 후보분야로 고려하고 있다.
“바이오 분야보다는 산업화나 상품화 면에서 경쟁력을 빨리 확보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그래도 산업화까지는 좀 시간이 걸리니까 당분간은 원천기술 확보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바로 교과부의 몫이죠.”
그러나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외국의 관련 연구성과들은 단지 파악하는데 만도 만만치 않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2006년부터 시작된‘제2기 발전계획’도 한번쯤 중간점검을 거쳐야 할 상황이다.
“나노기술의 개발 속도가 세계적으로 너무 빨라요. 그래서 올해 하반기에는 5년 전에 수립한 ‘제2기 발전계획’에 대한 검토 작업을 수행하려 합니다. 좀 더 정확하고 신중하게 향후 계획을 진행시키기 위해서죠.”
나노기술로 인한 사회적 책임 완수하려
교과부는 체계적인 나노정책 연구를 위해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할‘나노정책연구센터(가칭)’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의 투자가 이미 상당히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정책연구센터의 설립은 사실 좀 더 서둘러야 할 상황이다.
지난 4월 28일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확정한 ‘2009년도 나노기술발전 시행계획’에는 나노융합기술 기반 녹색·신성장 동력 창출을 달성하기 위한 4대 중점 추진과제가 명시돼 있다. 이 가운데 이전과 달리 눈에 띄는 과제가 있다. ‘나노기술개발의 사회적 책임 완수’이다.
“나노기술은 다른 첨단 과학기술처럼 환경이나 보건, 그리고 안전 면에서 주의 깊게 접근해야 할 분야입니다. 아직 한국은 좀더 파이를 키우고 연구개발에 우선적인 노력을 기울여야겠지만, 국민의 인식과 안전을 고려하는 일도 동시에 풀어나가야 할 과제입니다. 정부가 최선을 다해 나노기술에 매진하는 만큼, 연구자 여러분들도 좋은 아이디어를 적극 내주시고 세계 일류의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정진해주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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