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과학기술과 국제협력: OECD WPN에서의 논의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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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기관
- 저자
- 나노국제화
- 종류
- 나노기술분류
- 발행일
- 2009-09-14
- 조회
- 5,336
본문
본고에서는 나노과학기술 분야에 있어서의 국제협력의 의의와 방법론에 관한 토의가 있었던 2009년 6월22, 23일의 OECD WPN에서의 논의를 소개하고 이와 관련하여 필자의 의견도 제시하고자 한다.
1. OECD WPN의 활동내역 및 제 3차 회의 참가일정
OECD WPN은 OECD 국가들의 대표들이 ‘Working Party on Nanotechnology(WPN)’이라 불리는 정책토론 및 현황조사를 수행하기 위해 결성한 그룹으로, 나노과학기술과 관련된 제반 정책사항을 국제수준에서 원탁회의(roundtable discussion) 형태로 토론함으로써 나노과학기술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지난 1, 2회의 모임에서는 WPN이 추구해야 할 사업, 방법론 등에 대한 토의와 조사결과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졌다.
제3회 회의는 포르투갈의 브라가라는 유서 깊은 도시에서 개최되었는데, 그 이유는 브라가에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협력하여‘International Iberian Nanotechnology Laboratory(INL)’이라 불리는 국제 나노연구센터를 건설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22일 회의는 국제협력 연구와 관련된 발표 위주로 이루어졌으며, 23일 회의는 국제협력과 관련된 정책토론 중심의 비공개 워크샵 형태의 회의로 진행되었다.
OECD WPN에의 한국측 대표로 필자인 KIST의 이정일 박사가 상시 대표로 참가하고 있으며, 또 다른 필자인 아주대 임한조 교수는 이정일 박사의 요청에 따라, 2009년 6월 22, 23 양일간 개최되었던 제3차 회의에 일시적으로 참가하여 ‘Korean experiences in international scientific cooperation in nanotechnology’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는 한편, 타 발표자들의 질의응답에 참여하였다. 임한조 교수가 제3차 회의에 참가하게 된 동기에는 전임 나노연구협의회장으로 봉사한 임 교수의 경험을 활용함과 동시에, 그가 2009. 6.22~27 기간 동안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개최되는‘SPP4’라는 국제학회에 참가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제한된 예산으로 좀 더 효율적인 집행을 원하는 측면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일정 때문에 임한조 교수는 22일 회의에만 참석하고, 23일에는 암스테르담으로 이동하여, 23일의 정책회의에는 이정일 박사만 참여하였다.
본고에서는 OECD WPN 3차 회의에서 논의되었던 내용을 중심으로 나노과학기술 분야에서의 국제협력과 관련된 주요 논의사항을 소개하는 동시에, 브라가 회의에서와 회의에 참가하기 위하여 마드리드, 포르토(Porto, 포르투갈), 암스테르담을 여행하면서 느꼈던 감상을 약간 추가함으로써 결론을 내리고자 한다.
2. 브라가 회의 안건 및 내용
첫째날인 6월 22일 회의에서 발표된 내용은 각국의 나노과학기술 연구현황 소개 혹은 국제협력에 대한 소개에 대한 것이었으며, 발표 30분, 질의응답 10분의 형태로 진행되었다. 첫 번째 세션을 아시아 국가들에 배정하는 친절을 보였는데, 중국의‘National Nano Centre’의 소장인 WANG Chen 박사가 제일 먼저‘중국의나노과학기술의 발전에 대한 소개’라는 주제로 중국의 나노과학기술의 국가체계를 간단히 소개한 후, 주로 Science, Nature 등에 발표된 우수 연구결과들을 중심으로 나노과학기술의 제반 분야에서의 중국의 우수성을 소개하였다.
필자는 Wang 교수와 교분을 맺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나노분야에서 중국의 기초연구 수준이 대단히 높음을 이미 잘 알고 있었으므로 특별한 감흥이 있다기 보다는 오히려 지루한 감이 있었으나, 유럽 참가자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을 주었는지 많은 대표들이 발표내용 복사를 요청하는 한편 공동연구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하였다.
필자는 두 번째로 발표를 하게 되었는데, 이미 우리나라의 연구결과는 Science, Nature 지 등에 발표된 결과들만으로는 그 양이 충분하지 않음을 잘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높은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는 산업화 방향과 국제협력 위주로 발표함으로써 한국 나노과학기술의 특색과 우수성을 홍보하기로 준비를 하였다.
이에 따라 필자는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특색은 전통적으로 실용화에 기초를 두고 있다는 것과, 나노분야의 국가적 계획과 정부의 연구비 조달에 관해 간단히 설명한 다음, <그림 1>에 보인 것과 같은 한국 나노기술의 실용화 노력을 중심으로 발표한 후, 우리나라는 국제협력을 통하여 과학기술 발전을 도모한 역사적 배경이 있으며 개방된 국제협력의 가능성과 우수한 국제협력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음을 설명하였다. 이에 많은 참석자들이 한국 나노과학기술의 우수성을 긍정하는 한편 몇몇 참석자들은 연구수준이 탁월한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였다. 이에 필자는 한국이 작은 나라일 뿐만 아니라 부존자원이 부족하므로 정부가 실용화 위주로 나노과학기술계획을 세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설명하는 한편, 우수한 기초연구과제에 대해 적극 지원하고 있음을 역설하였다. 그러나 마음 한편으로는 기초연구에 좀 더 충분한 연구비가 지원되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였다. 한편 프랑스, 독일 등의 다수의 참석자들이 필자에게 발표 자료의 복사를 요청한 사실로 미루어 보건대,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발표이지 않았나 하는 자평을 내렸다.
두 번째 세션은 여러 국가들이 참여하는 공동노력에 대한 발표로 진행되었으며 벨기에 루벤에 소재한 IMEC의 나노소자 분야에서의 국제협력, INL의 의미, 나토(NATO)의‘평화와 보완을 위한 과학’프로그램 소개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세 번째 세션은 개별국가의 경험을 소개하는 세션으로서 브라질 및 체코의 나노과학기술에서의 국제협력 노력, 네덜란드의 나노과학기술 계획 등이 소개되었으며, 네번째 세션은 나노물질 연구와 규제에 대한 국제협력 세션으로, 폴리머와 나노컴퍼지트 분야에서 EU의 과학기술 협력, OECD 국가에서의 나노물질 규제에 관련된 논의의 비교검토 등을 다루고 첫날 회의를 마감하였다. 이러한 발표들 중에서 INL의 발표는 이 기관이 앞으로 유럽에서의 국제 나노연구의 중심이 되고자 한다는 비젼을 보이는 발표였으며, 나토측의 발표는 나토가 이제는 전쟁에 대비하는 역할보다는 평화유지와 보안을 보증하는 조직으로 변모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이와 관련된 연구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프로그램이 나토 이외의 국가들에 대해서도 개방되어 있음을 알리는 발표였다. 브라질의 경우는 과학기술부 차관이 참석하여 브라질은 과학기술분야가 중진국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하나 나노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점을 소개하고자 노력하였으며, 체코 역시 대동소이 하였다. 특히 브라질의 발표에서 인상적이었던 점은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브라질이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포르투갈과의 협력에 상당히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실제 과학기술부 차관이 브라가회의에 참석한 이유는 이 기회를 빌어 포르투갈과의 정부 대 정부 차원에서 협력을 논의하는 기회를 갖고자 하기 위함이라는 점도 밝혔다. 참고로 남미의 다른 나라들은 모두 스페인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는 많이 달라 의사소통이 쉽지만은 않지만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많은 협력을 도모한다는 언급도들을 수 있었다.
나노물질의 규제와 관련된 발표에서는 규제의 필요성에 대한 언급은 확실히 전달되었으나 방법론에 대해서는 아직도 뚜렷한 방안이 있어 보이지 않았다. 필자는 이러한 점에 대해 이미 상당히 파악하고 있는 형편이었기에 이 분야가 중요한 진전을 얻기에는 어려움이 있겠구나 하는 느낌을 확인하는 수준이었다. 실제로 인류의 역사를 살펴 볼 때 새로운 기술적 발전은 항상 사회적으로 어두운 면을 동반해 왔으므로 나노기술의 발전에 있어 나노물질규제의 적절성은 인류의 평화,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리라 본다.
이러한 발표들 중에서 필자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발표는 IMEC의 전략과 네덜란드의 NanoNed에 대한 소개였기 때문에, 여기서 이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소개하고자 한다.
IMEC 측에서는 Advanced Semiconductor Technologies 부문의 책임자인 C. Claeys 교수가‘IMEC's collaboration models for nanoelectronics research and the role of the PRINS research infrastructure’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였다. 먼저 IMEC의 소개에서 1984년 6,200만 유로의 투자와 70명의 인력으로 시작한 IMEC이 2008년도에는 2.8억 유로의 예산과 1750명 이상의 종사자를 가진 거대한 기관으로 거의 지수 함수적으로 팽창, 발전하였는데, 60개국 이상의 여러 나라에서 온 박사학위 과정생과 산업체 파견인력을 중심으로 한 550명 정도의 비급여 연구인력이 상주하면서 연구에 매진한 것이 그 배경으로 작용하였다는 점을 설명을 하였다.
이어서 <그림 2>와 같은 IMEC이 가진 마이크로-나노 융합기술에 대한 비젼을 설명하고, 이에 대응하여 <그림 3>과 같은 개편조직을 배경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음을 설명하였다. 흥미로운 점 중의 하나는 대학에서의 연구에 대해 현재는 과학, 공학, 사회과학 등으로 나누어진 학문분야 중에서도 극히 세분화된 연구분야에서 어느 한 전공지식 만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연구자들에게 연구비가 배정되나 이는 점차적으로 사회변혁에 요구되는 과학기술 분야에서 학제를 넘나드는(cross-disciplinary) 연구와 교육이 가능한 기관으로 연구지원 방향이 변화되어 갈 것으로 예측하게 하는 점이었다.
이를 이어서 IMEC이 채택한 산업체 참가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동시에 이 과정에서 지적재산권(IP)을 적절히 다루는 문제의 중요성, IMEC을 기반(platform)으로 하는 대학과 산업체 사이의 협력연구, IMEC이 추구하는‘Pan-European Research Infrastructure for Nano-Structures(PRINS)’계획이 IMEC의 비젼 중 하나이며, 이 계획이 EU의 FP7 프로그램의 하나로 채택됨으로 구현가능하게 되었다고 설명하였다. 이에 필자는 연구의 속성은 재화를 들여서 지식을 생산하는 것이므로 연구소가 흑자를 기록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면이 있기에 IMEC의 발전에 EU의 연구지원 프로그램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되어, 이에 대한 코멘트와 연구를 위탁하는 산업체간에 이익의 상충이 있을 때 이를 어떻게 처리하는 가를 질문하였다. 이에 대해 Clayes 교수는 IMEC의 위상을 기초연구를 수행한 결과를 산업화 이전으로 설정한 만큼 EU의 기초연구 지원이 IMEC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한 면이 분명히 있다고 시인하였으며, 산업체 고객 사이의 이익갈등은 결국 IP 관리에 기초를 둘 수밖에 없으므로자신들은 산업체 고객과 연구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처음부터 IP와 관련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하였다.
첫째날 발표 세션들 중 또 하나의 백미는 ‘Netherlands Nano Initiative : The Dutch Strategic Research Agenda’라는 주제로 행해진 Twente 대학의 MESA라는 기관과 마이크로-나노 연구소 소장겸 NanoNed의 board members인 D. Blank 교수가 발표한 내용이었다. 그는 자신이 속한 MESA와 나노연구소에 있어 약 500명 정도의 인력이 25개의 연구그룹으로 나뉘어 연간 약 2억 4천만 유로 정도의 연구예산을 사용하면서 전략적 연구방향(strategic research orientations)을 설정하여 연구함으로써 우수한 연구결과를 많이 얻고 있음을 간단히 설명한 뒤, 이 MESA가 중심이 되어 네덜란드의 Delft 대학, Eindhoven 대학 등 9개 대학과 Philips 등 3개의 기업체가 컨소시엄기관과 협력기관을 구성한 NanoNed에 대하여 설명하기 시작하였다. 그는 NanoNed가 네덜란드가 보유한 강한 과학 산업적 나노기술의 능력을 유지 내지 강화하는 동시에 네덜란드 의 지식산업에 잘 훈련된 노동력을 보장하고 활발한 지식전달을 통하여 네덜란드의 지식기반을 강화하고자 하는 것을 목표로 함을 설명하고, 조직을 <그림 4>와 <그림 5>와 같이 간단히 설명한 다음 연구분야를 의미하는 각종 flagship에서의 우수한 연구결과들을 설명하기 시작하였다. 그의 설명에서 특히 인상깊었던 내용은 각 flagship 마다 독자적인 비젼을 가지고 연구영역과 활용부분이 매트릭스(matrix) 구조가 되도록 구성, 활동하고 있음을 보인 점과 연구결과의 우수성을 보인 점이었다. 필자는 사실 오래 전부터 네덜란드의 나노과학기술 연구수준이 대단히 높음을 잘 알고 있었으나 그 배경에 있는 강점은 파악하지 못하고 단지 전통적으로 과학기술 연구수준이 높기 때문이리라 유추하고 있었다. 그러나 Blank 교수는 네덜란드의 나노과학기술 연구수준이 높은 이유를“어느 한 연구자의 연구능력은 한정되어 있으므로 우수한 나노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연구기획 단계에서부터 협력하는 길 밖에 없다”라고 하면서 일례로 나노재료 분야에서 물질을 성장하는 분야와 물질의 특성을 예측하고 이를 분석하는 연구는 전혀 다른 과학기술적 배경을 요구함을 설명하면서 Nanomaterial 연구를 위해서는 물질구조 성장 전문가와 나노물성 전문가가 협력하여야 함을 잘 설명하였다. 이와 같은 발표로 인하여 많은 과학자들이 네덜란드의 나노과학기술 기획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입장이 되었다. 그러나 미국 국무부의 R.Rudnisky 박사가 과연 과학기술 분야에서 국제협력의 당위성, 국가 간의 과학기술 협력에서 연구의 우월성만으로 국제협력을 수월하게 선점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점을 제기하였다.
이에 더하여 필자 역시 과학기술연구의 결과는 소위‘technologically driven’기술을 시장에 제공함으로써 이 기술이 실제 경제적인 turnover를 얻기에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수반되어야 하는 어려움으로 인해 장기간의 시간이 필요하거나 시장실패의 어려움이 있으며, 이에 따라‘market driven technology’로서의‘nanotechnology’의 필요성을 지적하였다. 이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표명하면서 나노과학기술이 인류를 선도해나갈 기술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과연 어떠한 형태의 국제협력이 나노기술의 산업화를 촉진시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에 동감하였다.
논의가 이러한 방향으로 진행됨에 따라 네 번째 세션인 나노재료 연구와 규제에 관한 주제가 끝날 무렵에는 논의의 상당 부분이 실질적인 면에 대한 토의가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OECD 측 사회자가 첫째날의 질의응답 방향에 만족을 표명하면서 둘째날인 23일 논의를 위한 충분한 배경이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한다는 언급과 함께 둘째날 의 회의일정을 설명하고 회의를 종결하였다.
둘째날도 첫 세션은 관련되는 발표로 진행되었는데 처음 발표자는 독일 회사인 MicroTech 이라는 회사의 총경리를 맡고 있는 A. Reinhardt 박사로, MEMS 기술과 나노재료로 강화된 부품을 개발, 생산하는 이 회사의 입장에서 살펴본 산·학·연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이어 OECD WPN의 의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미 국무부의 R. Rudnisky 박사가‘나노기술에서의 국제 과학협력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였다. 참고로 그는 스탠포드 대학에서 응용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현재 미 국무부‘우주 및 첨단기술부’에서 고급 자문관으로 일하고 있으며 미국 NNI의 나노기술의 범지구적 문제(GIN) 범부처 작업반을 이끌고 있는데, 이 기구는 현재 미국의 국제 나노기술 정책의 조정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먼저 미국 각 부처에서 진행되고 있는 여러 나라와의 양국간 협력사업을 소개하였는데 국가별로 다른 전략으로 접근하는 것이 눈에 띄었다. 가령 화학분야 국제협력(ICC)에 있어서 한국은 대상 국가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다음에는 미국이 OECD에 WPN 결성을 주도하였음을 상기시키고, 국제기구를 통한 협력도 중시하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세번째 연사는 프랑스 Montpellier 대학의 교수로 재직하다 CNRS로 옮겨, 얼마 전까지 프랑스의 나노기술개발을 총괄하는 3인위원회의 위원이었던 J. Robert 교수로서, 그는‘나노스케일에서의 기초연구 국가정책’이라는 주제로 EU사업인 ERANET NanoSchi-ERA사업은 12개국 16개 국가기구로 구성된 컨소시엄이며, 나노기술의 발전에 기초가 되는 나노과학과 사회가 당면하는 여러 문제들을 제기하는 기초연구를 수행함을 소개하였는데, 이 연구과제는 최소 3개국 이상 5개국 이내의 연구팀에게 부여되며 2008년 1월 시작된 ERANET Plus형태로 진행됨을 설명하였다.
둘째날의 토의 세션에서는
1) 협력 혹은 네트워크의 주 동기는 무엇이며 어떻게 시작되었나?
2) 협력의 장애는 무엇이며 어떻게 극복하였는가?
3) 국가, 지역(유럽, 아시아 등), 다국 수준에서 각각 다른 장애가 있는가? 있었다면 그리고 어떻게 극복하였는가?
4) 학제간 협력의 장애는 무엇이며 어떻게 극복하였는가?
5) 다양한 네트워크의 장단점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처리하였는가?
6) 나노기술 협력에서 일정규모(critical mass)가 필요한가? 이를 어떻게 제기하는가? 일반적인 논점으로 나노기술에서의 협력에서 다른 기술에서보다 특이하거나 더 큰 장애가 있다면 무엇인가?
7) 정부의 어떤 조치가 국제과학협력을 돕는가?이 조치들이 나노기술 및 협력에 특별한가?
8) 나노기술의 국제과학협력에 정부가 할 수 있는 다른 일은 무엇인가?
9) OECD와 WPN이 나노기술의 협력을 진작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등의 주제를 선정하여 토의에 임하였다.
협력과네트워크의주동기에대해서는다음과 같이
(1) 강점을 강화하고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2) 나노기술 마당에 들어서기와 국가역량 강화
(3) 평화와 안전을 위해(NATO)
(4) 타지역에의 접촉 확대(아시아, 유럽, 미국)
(5) EHS 문제-국제환경에서의 규제방안 도출
(6)연구팀의 일정 규모를 갖추기 위해서라는 광범위한 의견들이 제시되었으며,
이들 동기를 다시 상향식과 하향식으로 구분하되, 상향식 동기로는
(1) 네트워크를 통한 엄청난 혜택(예를 들면 ERANET), (2) 연구분야의 공통상(예를 들어 재료, 표준 등), (3) 연구내용 소통, (4) 여러 형태의 네트워킹 등이 있고,
하향식으로는
(1) 의향서(MoUs) 및 양국간 혹은 다국간 협력협정, (2) 특히 2000년 이후 나노기술의 성장을 위한 국가 나노기술 위원회, 사업, 계획, 로드맵 등, (3) 국제협력연구를 위한 재정지원사업(예를들어 EU, FP, 국가 재원 등), (4) 중개 행사(CZE 등)이있다고의견이모아졌다.
협력의 장애요인으로는
(1) 신용구축 및 유지, (2) 연구자와 자금 결합의 시의적절성,(3) 1등만 지원하기, (4) 지적재산권, (5) 역사적 배경으로 인한 협력 주저, (6) 교통 및 숙박, (7) 세금, (8) 학제간 의사소통, (9)문화적 장벽 등이 지적되었다.
결론적으로 협력은 과학, 교육훈련, 과학과 사회와의 연계 등을 개선하고, 비용을 절약하고, 중복투자를 줄이고, 이동도를 향상시키며, 장비정보 등에 보다 잘 접근하기 위해서 이루어지며,
이를 위해서는 신용, 내용(맥락), 융통성 및 대중적 인식이 갖추어져야 한다는 의견이었으며 정부 혹은 국제정책도 이러한 관점에서 개발되고 시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마지막으로 필자의 한 사람인 임한조 교수가 회의에 참가해서 혹은 참가하기 위한 여행을 하는 동안 느낀 소감을 추가함으로써 이 글을 마무리 짓고자 한다. 필자는 약 30년 전에 유럽에서 공부한 경험이 있어 스페인,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의 분위기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으며 실제로 호감을 가져왔다. 그러나 포르투갈을 포함한 3개국을 단기간에 여행하기는 처음이었다. 마드리드에 도착해 경험한 국제공항은 인천공항보다 시스템적으로 훨씬 낙후되어 있음이 먼저 다가왔다. 더구나 포르투갈을 거쳐 브라가로 가는 택시로 한 시간에 걸친 길은 이 지역이 낙후되어 있음을 한 눈에 느낄 수 있었으며 특히 고약한 공기 냄새는 마치 인도 오지를 여행하는 느낌이었다. 이러한 느낌은 필자가 여정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포르투갈에서 암스테르담으로 직행하는 비행기가 오전 10시에 한 대밖에 없는 사실을 알았을 때의 당혹감에 더하여 이렇게 낙후된 지역에서 무엇을 하겠는가 하는 생각과 동시에 우리나라도 이제는 시스템적으로 선진국 수준이겠구나 하는 결론으로 연결되었다.
이에 필자는 INL의 전망에 관한 질문을 하면서 포르투갈의 낙후된 교통시스템이 INL의 발전에 큰 장벽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와는 달리 10여년 만에 방문한 암스테르담의 시스템은 대단히 잘 정비되어 있어서 회의에서 D. Blank 교수의 발표와 더불어 이 사람들이 대단히 합리적이고 시스템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충분히 느끼게 하였으며 필자가 평소에 주장한 시스템 개선이 사회 발전의 기본임을 다시금 확인하게 하였다. 이러한 점에서도 이번 회의 참석은 본인에게 우리나라의 나노과학기술 연구시스템을 개선하는 작업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되겠구나 하는 다짐을 다시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며 이 글을 맺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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