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기업의 실태 및 특성
페이지 정보
- 발행기관
- KISTI
- 저자
- 나노산업
- 종류
- 나노기술분류
- 발행일
- 2010-04-13
- 조회
- 5,145
본문
최근 10년 동안 나노기술은 기존 기술개발의패러다임을 바꿀 신기술로 주목받아 왔다. SF소설에서나 가능하다고 믿었던 원자나 분자 단위의 물질 조작이 가능하다고 밝혀지자 과학자이외에도 많은 기업가나 정부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처음으로 국가차원의나노기술 전략인 NNI(National NanotechnologyInitiative)를 발표한 이후, 지금까지 60여개 국가가 나노기술을 국가전략기술로 선정하여 집중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곧이어‘나노기술종합발전계획’수립과‘나노기술개발촉진법’제정을 통하여 정부 차원의 범부처적인지원 체계를 구축하였다. 나노기술은 다양한 가능성과 광범위한 파급성으로 인해 IT, BT, ET등 다른 신기술과의 융합을 촉진하는 매개자로서의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기존 산업의 고도화에도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초기 단계에서는 나노기술의 연구개발기반 확보에 정책 초점이 맞춰져 왔으나, 2005년 새롭게 수정·보완된‘제2기 나노기술종합발전계획’에서는 본격적인 산업화를 위한 산업기반 구축으로 정책기조가 변화되었다. 이렇게 나노기술이 적용된 나노산업에 대한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여러 부처에서산업화 촉진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제시되고있다. 하지만 정작 육성대상이 되는 나노기술을활용하는‘나노기업’의 정밀한 실태에 대해서는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밝혀진 적이 없었다. 현재국가혁신시스템(NIS; National InnovationSystem)에서 가장 중요한 혁신주체인 기업에대한 정확한 실태 파악과 이들의 기업 활동에대한 정보 없이는 실효성 높은 정책을 세우기어렵기 때문에, 국내에서 활동 중인 나노기업에대한 조사·분석은 필수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본고에서 서술한 나노기업 실태 및 특성은STEPI의‘제조업 기술혁신조사’모델을 기반으로 나노기업에 대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작성된‘나노기업의 정밀실태 및 연구개발 수요 조사’의 주요 내용을 발췌·정리한 것임을 밝힌다. 분석내용은, 접촉이 가능한 나노기술 관련연구개발 활동을 수행하고 있거나 제품 생산 활동을 수행 중인 350개 나노기업 중, 206개 기업이 응답한 결과로부터 얻어졌다.
1. 국내 나노기업의 외적 실태
본 조사와 관련하여 가장 많은 질문을 받은것은 과연 우리나라에 나노기업이 현재 몇 개나존재하는 가였다. 실태조사 전 다양한 DB와 매체에 대한 사전조사에서 파악한 기업 수는 약450여개 였다. 하지만 조사 과정 중에 약 50여개 업체는 폐업, 나노분야 활동 포기, 인수합병등의 이유로 현재 활동을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반면에 사전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일부 대기업 및 중견기업 등도 나노기술 관련 신사업 진출을 위해 연구개발 활동을 시작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따라서 현재 국내에서 활동 중인 나노기업의 총 수는 약 400∼450개 사이에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표 1에 나타낸 설문조사에 응답한 206개 기업의 현황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다양한 정보를제시하고 있다.
먼저 법정유형 측면에서 살펴보면, 나노기업의 약 60%는 종업원 수 50인 미만의 소기업으로 전체 기업 중 중소기업의 비중은 87.4%에이른다.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벤처기업 및INNO-BIZ기업으로 활발한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창업된 기술집약적 기업임을 알 수 있다.전체 나노기업 중 벤처기업으로 지정된 기업 비중은 약 42.2%로 우리나라 전체 제조기업 중벤처기업 비중1)인 12.6%보다 월등히 높다.
주력제품의 기술분야는 나노소재 및 나노공정/장비 분야의 비중이 높은 반면, 나노소자의 비중이 가장 낮았다. 이는 대다수의 중소 나노기업들이 기업 규모에 맞는 사업영역을 소재와 공정/장비 분야에서 찾고 있으며, 사업화에 대규모설비와 자본이 필요한 소자 분야에는 일정 규모이상의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해석할 수 있다. 나노기업의 매출액 및 영업이익 관련 현황은 표 2에 나타낸 것과 같은데,뚜렷하게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양극화가진행되고 있음이 특징적이다. 즉, 최근 3년 간나노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2년 사이에 35.1%급증하였지만, 이는 대기업의 평균 매출액이 크게 급증하였기 때문이다. 반면, 중소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소폭 증가하거나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어들 때도 있어, 중소기업의 생존 및 성장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음을 짐작할 수있다.
한편, 국내 나노기업의 창업은‘1994년 이전’에 창업된 기업(37.9%)과 나노기술종합발전계획이 수립될 무렵인‘2000∼2004년’사이에 창업된 기업(31.6%)이 많은 반면, ‘2005년 이후’에창업된 기업(12.6%)의 수는 많지 않았다. 이는 몇가지 시사점을 주고 있다. 1994년 이전에 설립된기업은 기존 사업영역 이외에 사업 다변화의 차원에서 나노기술을 활용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있다.
반면‘2000∼2004년’사이에는 정부 정책효과에 의해 많은 기업들이 벤처기업의 형태로창업되었지만, 그 이후에는 시장의 불확실성과제품개발의 높은 리스크 때문에 창업에 있어서조심스러운 접근을 보이고 있다. 즉, 정부의 나노기업에 대한 정책적 육성은 초기 단계에서 매우유효하지만, 이후 기업의 생존에는 냉엄한 시장논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창업에 대한 직접적 지원보다는 우호적 기업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더필요함을 시사한다.
2. 국내 나노기업의 내적 실태
국내 나노기업들의 내적 실태는 외적 실태와더불어 나노산업 전반에 대한 입체적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 즉, 나노기업들이 생산하는 나노제품의 비중·의미 및 가치사슬단계에서의 위치, 적용 산업 분야, 기술수준, 연구개발 활동등에 관한 실태파악은 향후 나노기업 육성을 위한 정책을 정교하게 수립하는데 필수적이다.먼저 국내 나노기업들이 생산하는 나노제품매출액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평균 비중은 약 38.7%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나노제품의 비중이 80% 이상인 전문화된 기업도30.6%로, 상당히 많은 기업들이 나노기술을 활용한 제품개발 및 사업화에 집중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데,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전문화 정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반면 대기업의 평균 나노제품 비중은10.7%에 불과하고 현재 연구개발 중에 있는 경우가 많아, 사업다각화나 중장기적 제품개발 차원에서 나노기술을 활용하고 있어 중소기업과는 차별화된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연관해서 기업 입장에서의 나노제품의 의미는 아직까지는 미래 성장동력원으로 여기는 비중이 가장 높았다. 기업 규모가 클수록 이러한 경향은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는데, 이는 중소기업의 경우 중장기적 연구개발에 의한 제품생산보다는시장에서의 생존을 위해 연구개발에서 제품생산까지 주기가 짧은 제품개발에 더 주력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기술분야별로도 상당한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나노소재는 주력매출원과 미래성장동력원을 동시에 중요하게 여겨 현재 매출에 기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에도높은 성장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에 나노소자나 나노에너지/환경의 경우, 현재 매출에 기여하는 정도는 적지만 향후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나노기업이 생산하는 나노제품의 가치사슬단계별 매출비중은 최종재(소비재)와 중간재2(1차납품재)의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전체적으로제조업체와 비슷한 양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나노기업에서는 원료와 최종재(투자재)2)의 매출비중이 각각 12.0%와 15.4%로 제조기업의3.9%와 7.0%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있다. 이는 나노기술을 활용한 제품생산에 있어서 소재·부품·장비의 비중(약 70%)이 높은것으로, 나노산업은 소위 부품소재산업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높음을 시사하고 있다. 나노제품이 적용되는 산업은 반도체·디스플레이에서생활용품과 관련한 소비재까지 매우 다양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림 3은 나노제품이 적용되는 산업 분야에 대해 중복을 허용하여 얻은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가장 높은 적용 분야는다양한 형태로 구현되는 소재산업이며, 그 뒤를디스플레이·반도체산업이 잇고 있다. 이는 앞서 나타낸 나노기업의 기술분야에서 나노소재와 나노공정·장비 분야에 가장 많은 기업들이분포하고 있는 것과 연관성이 높다. 즉, 비교적진입이 쉬운 생활용품 관련 나노제품과 다양한화학제품 생산과 관련한 소재산업에 가장 많은기업들이 참여하고 있고, 우리나라 주력산업인디스플레이·반도체산업과 관련해서 많은 중소기업들이 공정 및 장비 개발에 참여하고 있기때문이다.국내 나노기업의 기술수준을 살펴보면, ‘세계선도그룹을 추격하는 수준’이 53.9%로 가장높으며, ‘세계 선도그룹 수준’이 21.8%, ‘관련분야 초기진입’이 18.9%로 뒤를 잇고 있다.즉, 세계 선도그룹과 일정정도 기술격차가 있지만 이에 근접하는 수준에 많은 기업들이 높여있음을 의미한다.
세계 최고수준 대비 기술격차가 평균 2.4년이라는 조사결과는 이러한 상황을 잘 설명하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대기업과 소기업에 비해 중기업에서‘세계 선도그룹수준’의 비중이 가장 낮게 나온 점이다. 이는 많은 소규모 벤처기업들이 기술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기업이나 공공섹터(대학 및 출연연)로부터 창업되기 때문에 기술적 수준이 상대적으로 중기업보다 높을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기술분야 별로는 나노바이오에서‘세계선도 그룹 수준’비율이 38.9%로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반면, 나노에너지/환경 분야는‘관련 분야 초기 진입’비율이26.7%로 다른 분야에 비해 기술수준이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나노소자분야에서‘세계선도 그룹을 추격하는 수준’비율이 72.7%로 다른 분야에 비해 높게 나타난것도 특징적이다.나노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착수 시점과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는 시점을 나타낸 그림 4의추세 그래프를 보면, 제품출시는 장기적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며,특히 2,000년 이후 정부의 제도적 지원 하에뚜렷한 제품출시 증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나노기업들의 연구개발 착수 시점과 제품출시 시점과의 격차는 평균 2.26년으로, 이 기간 동안 연구개발 성과를 사업화로 연계시켜 제품을 출시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반면, 대기업들은 이보다 긴 연구개발 기간을 소요하는 것으로 분석되어, 단기간에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제품 개발보다는 시장에 파급효과가 크고 지배력이 높은제품을 준비하고 또 이를 미래성장 동력원으로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나노기업의 연구개발 활동은 여러 측면에서일반 제조기업과는 큰 차별성을 나타내고 있다.먼저 연구개발 수행 주체 측면에서 살펴보면,일반 제조업 분야에서는 절반 이상의 기업이 연구개발 활동을 수행하고 있지 않고 연구소를 운영하는 비율은 15.1%에 불과하다.
반면, 나노기업 중 연구개발 활동을 수행하고 있지 않은기업은 하나도 없었으며, 자체 연구소를 운영하는 비율은 79.1%에 이른다. 특히 높은 기술수준을 요구하는 나노소자 분야의 기업들은100%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었다. 인력구성 측면에서 살펴보면 나노기업에 종사하고 있는 연구개발 전담인력 및 석사 이상 학력소지자의 비율은 일반 제조기업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는기업 규모별로 비교해도 대기업, 중기업, 소기업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비율 격차는 더 크게 나타났다. 일반 제조기업에서는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연구개발 전담인력 비율이 낮아지는 반면, 나노기업은 오히려 급증해서 소기업의 경우 31.3%에 이른다는 점은 매우 특징적이다. 이는 많은나노기업들이 기술집약적 벤처기업으로 구성원중 상당수가 석사학력 이상의 고급 연구개발인력이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매출액대비 연구개발투자 비중을 나타내는 연구개발집약도 면에서도 나노기업은 제조기업에 비해매우 적극적인 R&D 투자를 수행하고 있음을알 수 있다. 나노기업 전체 평균 연구개발집약도는 16.0%로 전체 제조업 평균으로 알려진3%에 비해 매우 높다. 연구개발집약도에서도마찬가지로 기업 규모가 작아질수록 크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이 또한 기술집약적 벤처기업 및 INNO-BIZ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3년 동안의 연구개발집약도는 정체 상태에 있어 추가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를 더욱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3. 정책적 시사점
앞에서 나노기업에 대한 최초의 정밀 실태조사를 통해 나노기업의 특성 및 일반 제조기업과의 비교 현황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몇가지 정책적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 국내 나노기업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며, 많은 중소기업은 벤처기업이나 INNO-BIZ로 지정되어 활발한 연구개발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나노기업의 활발한창업은 2001년 이후 정부의 꾸준한 전략적 지원에 힘입은 바 크지만, 최근 신규 창업이 주춤한 것은 초창기 막연한 기대감이나 정부지원에의존하는 경향에서 탈피하여 본격적인 시장참여 및 경쟁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즉,정부의 역할이 창업 지원보다는 우호적 시장환경 조성으로 변화할 필요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둘째, 국내 나노기업의 외형적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지만, 기업 규모에 따른 양극화도 동시에 진행 중에 있다. 최근 3년 간 나노기업의 평균 매출액, 영업이익 등은 큰 폭으로 증가하였지만, 이는 주로 대기업의 성장에 기인한 것으로 많은 중소기업들은 생존 및 성장이 어려운상황에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나노산업의 균형적 성장을 위해 혁신성은 높지만 재정구조가 취약한 나노기반 중소기업에 대한 제반 지원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셋째, 국내 나노기업들은 세계 선도그룹과는일정한 기술격차를 가지고 있지만 분야별로는편차를 보이고 있다. 기술격차는 평균 2.4년이지만, 나노바이오분야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나노에너지/환경분야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나타내었다. 따라서 향후 기술분야별 지원정책을 수립할 때 이러한기업의 혁신역량을 고려하여 차별화된 정책을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넷째, 나노산업은 전형적인 부품소재산업의특성을 나타내고 있으며, 매출액 대비 나노제품의 평균 비중은 상당히 높아 점차 전문화되고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전체 매출 구성 중 약70%가 소재·부품·장비로 구성되어 있고, 특히 전체 제조업과 비교할 때 장비기업의 구성비가 높은 것이 특징적이다. 이는 각 기술분야별로 장비기업이 타 기업과의 연계성이 높은 것을의미하므로 이들을 중심으로 한 기업 간 혹은산·학·연 간 연계 프로그램이 효율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우리나라 나노기업 및 나노산업은 아직 태동기에 있으나 성장성과 혁신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이들을 육성하기 위한 지원정책을 기업 및산업 특성에 맞게 잘 설계한다면, 향후 나노산업이 새로운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여 국가경제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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