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과학과 나노기술의 발전에 따른 윤리적, 사회적 문제점들과 대응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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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노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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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노기술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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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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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2, 13일 양일에 걸쳐 한·불 과학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와 프랑스 원자력청 CEA(Commissariat al’Energie Atomique)가 공동주최하는“제2차KIST-CEA 나노기술 국제합동워크샵”이KIST의 국제협력관에서 열렸다. 쟝-필립 부르곤 박사가 프랑스와 CEA의 나노연구 현황을설명하는 것으로 시작된 이 회의에는 양국의 나노과학자 4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모두 20개의 발제와 그에 따른 토론이 있었다.첫 날 I, II, III 섹션에서는
나노과학과 기술의 발전에 관한 분야별 토론이 있었고 둘째 날에 열린 섹션 IV에서는 나노기술의 안전문제에이어 후반부에서는 과학윤리 위원회가 따로 마련되어 알렉세이 그린바움 박사와 이정일 박사의 발제와 함께 나노기술의 발전에 따른 윤리적, 사회적 문제점들과 대응방안에 관한 심도있는 토론이 약 2시간 반에 걸쳐 진행되었다.첫번째 발제를 한 CEA 물질과학연구소(CEA-Larsim, Laboratoire des Recherchessur les Sciences de la Matire)의 그린바움박사는 과학윤리 전문가로 프랑스에서 다양한과학자 교육사업에 참여하기도 한다. “나노과학과 나노기술의 발전에 따른 윤리적, 사회적 문제점 (Ethical and Societal Questions posedby the Development of Nanosciences andNanotechnology)”이라는 주제발표에서 그린바움 박사는 나노과학의 발전에 수반되는 윤리적, 사회적 문제점들과 유럽내에서 그에 대해어떤 연구와 사업이 행해지고 있는가에 대해 얘기하여 참가자들의 주목을 받았다.이어서 두번째 발제를 한 KIST 나노소자연구센터의 책임연구위원인 이정일 박사는“나노기술의 운명 (Fate of Nanotechnology: Advicesfrom the Bibles)”이라는 제목하에 나노기술에의해 야기될 수 있는 문제점들을 구약성서의 내용과 비교하여 설명했다. 불교의 화엄경과 노자의도덕경에 대해서까지 해박한 지식을 과시한 이정일 박사는 노자의“작은 생선을 삶는 정성스런 도로써 나라를 다스린다면 귀신도 신통을 부리지 못할 것이다”와“나노차원의 세계에선 자성도 없어진다”를 비교하는 재치를 보여 외국학자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한국 참가자들의 주된 관심은 유럽에서의 과학윤리 토론 현황과 그 정책적 실행에 있었으므로 이글에서는 이정일 박사가 소개한 한국인의 나노에대한 인식부분을 잠깐 소개하고 주로 그린바움 박사의 발제와 토론 내용에 대해 정리하도록 하겠다.한국사회의 나노기술에 대한 인식이정일 박사가 발표한 나노기술연구협의회의설문조사를 통한 의식조사결과에 의하면 한국인은 대체로 나노의 이용도와 안전성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일반 시민보다는 교육자나 시민단체 대표들이 나노기술의미래에 대해 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008년 6월에 고양 국제전시장에서 열렸던심포지엄“나노코리아 2008”의 참석자들을 상대로 한 나노기술의 인지도에 관한 설문조사의결과는 그림 1과 2에 정리되어 있다. 심포지엄참가자 총 1062명 중에 설문에 참가한 인원은555명이었으며 그 중에 선생은 71명, 시민단체대표는 26명이었다.그린바움 박사의 발제 내용은 아래와 같다.나노윤리나노기술이 새로운 차원의 기술로서 발전하면서 기술과 사회의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었다.새로운 형태의 불확실성과 위험의 개념이 대두되며 윤리적 고찰에 있어서도 새로운 차원의 문제가 제기된다.(1) 나노기술을 이해하는데 있어“허구와 상상력”의 역할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2) 나노시대에 있어 과학자들의 책임감은 기존의 집단책임이나 개인의 도덕적 책임과 구별된다. 이런 새로운“책임”의 개념을 이해하는데는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공동책임(CollectiveResponsibility)”개념이나 한스 요나스의“책임의 원칙”개념 등이 도움이 된다. (3) 명확하고 일관된 규범을 세우기가 어려워 경우에 따라다른 잣대로 결정을 한다(case-by-casedecision-making). 인체와 의학의 관계, 민·군 겸용기술의 활용문제 등이 그 예이다.너무 이르지도 않고 너무 늦지도 않은 지속적인 평가체계의 확립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응용윤리 체계(Systems of Applied Ethics)다양한 나노기술 영역들의 특수성이 고려되어윤리체계가 확립되어야 한다. 고려되어야 할 요소들은 그림3에 나타나 있다.“응용윤리의 체계”의 도식[from “ Developimg Toolkit for Ethical Reflection andCommunication”(Alexei Grinbaum and Vincent Bontems, April 2009)]매개된 지식 (mediated knowledge)마이크로 또는 나노기술을 일반시민이 이해하는데 있어서 기존의 과학기술과는 다른 차원의문제들이 생긴다. 그 중 하나는 일반시민의 지각과 이해는 과학자들이 그들의 연구결과를 대중에게 어떻게 서술하여 제시하는가에 따라 매우 달라진다는 것이다.과학자들의 연구결과물 제시는 지난 2007년도“Science as Art”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수상한 몬트리올 공과대학생 패니 베론의 사진을 예로 들 수 있다. 나노와이어(CoFeB)에 과부하가 걸리며 터지는 모습을 전자현미경으로찍은 사진에 채색을 한 것이다. 베론은 주홍색으로 채색하여 위험한 폭발을 연상시켰지만 만약 초록색으로 채색한다면 브로콜리가 자라난것처럼 보이며 평화적인 인상을 준다.
그린바움 박사는 이를 종교적 상징물의 표현과 비교하였다. 존재를 알 수 없어 원래 눈에 보이지 않는 악마 같은 종교적 존재를 뿔달린 존재로 형상화하는 것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그는이런 종류의“매개된 지식”에 대한 연구를 앞으로 할 계획임을 밝혔다. 사회내 지식소유의 불균형이 윤리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생각하면 그의 종교와 나노과학의 비교에 따른연구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기대되는 부분이다.초인간주의(Transhumanism)와 윤리나노기술의 발달과 함께 인간의 존재론적 근본에 관한 질문을 던지게 되는 부분으로는 인간개선(human enhancement)의 문제가 있다.유전공학의 인간복제나 인간개선의 문제점과 함께 미래의 인간상을 바꾸어 놓을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기술이 발달하여 인간의 모든 기관이 훨씬 더 기능이 좋은 부품으로 바뀌어질 수 있다면 어디부터 인간이고 어디부터 아닌가의 근본적인 문제가 제기됨은 물론이다.그러나 그 전에 현실적으로 윤리적인 문제가제기될 수 있다. 만약에 안구와 뇌신경의 기능을 강화시켜 장님을 볼 수 있게 만든다면 그것은 기술의“좋은”응용이 되겠지만 눈의 기능을강화시켜 적외선 영역에까지 시력이 확장된다면 그것은 개인의 자유와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첩보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초인간주의(Transhumanism)는 약 2년 전부터 유럽에서 연구의 주제로 많이 토론되고 있다고 그린바움 박사는 전했다.과학자 윤리강령 (Code of Conduct)새로운 나노기술과 사회와의 관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유럽연합집행위원회 (EuropeanCommission)는 2008년 2월에“나노과학과나노기술 연구를 위한 윤리강령”을 제정하여과학자들은 (위임을 받아 연구를 하더라도) 자기 연구결과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져야 함을명시하였다. 이는 미국이나 다른 연합체에서는아직 없던 일이다.그러나 이 강령이 법적인 구속력을 갖고 있지는 않으며 과학자의 윤리적 책임을 강조할 뿐이다. 많은 과학자들이 강령의 구체적 내용에 대한 이견을 제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한토론은 현재진행형이며 2년마다 강령이 재제정되도록 정해져 있으므로 이 논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이 강령은 과학자들의 사회적 책임감을 일깨워 준다는 데 그 목표를 두고 있으며 그 역할을충분히 하고 있다.
현재 정치가와 전문가, 그리고 연구단체의 수장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조정을 하고 있다.과학자 및 기술자의 윤리교육 -DEEPEN Project & the Toolkit for the Scientists그린바움 박사는 또 새로운 프로젝트 DEEPENProject에 대해서도 언급하였다. DEEPENProject란 유럽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전유럽적차원에서 이루어지는 프로젝트이다. (1) 과학자들에게 윤리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방법(toolkits)을 제시하고, (2) 제기되는 윤리적 문제점들을 분석하는 능력을 심화시켜(deepen),(3) 인문과학자들이 말하는 내용과 언어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다는 아주 실용적인 목적을 갖고 있는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그린바움 박사는“과학자들의 윤리적 사고와 소통을 위한 방법론의 개발(Developimgtoolkit for ethical reflection andcommunication)”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있다.이 프로젝트는 연구단계를 오는 12월로 마치고 내년부터는 실행단계로 들어간다고 하며 프랑스의 모든 기술학교는 커리큘럼에“미래의과학”이라는 과목을 두어야 한다고 한다.유럽의 민·관·학 공동노력프랑스 정부는 나노 기술발전의 현황과 그 가능성 및 위험성에 대해 과학자나 시민 누구나참여하여 토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웹사이트를 운영한다(www.debatpublic-nano.net).
공식적으로는 2009년 10월 15일에 개통되나그 전에 이미 많은 논문과 의견이 올라와 있다.오스트리아의 NanoTrust와 독일의 NanoCare도 같은 취지의 프로젝트들로 일종의 리스크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다.현재 유럽에서는“제작에서 응용까지”나노공정과정의 안전문제를 법제화하려는 움직임이있으며 어떤 과학 프로젝트도 윤리적 문제를 함께 다루지 않으면 통과되지 않게 되어 있다 (cf.“NanoInnov”project). 그린바움 박사는“Communication is the big, big topic”이라는 말로 토론을 종결했다.나노기술연구협의회 사회영향위원회의 대응유럽의“Science in Society”에 관한 연구와실행에 한국의 현실은 못 쫓아가고 있다는 데 모든 참석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그런 의미에서그린바움 박사에 대한 질문은 대체로 연구가 어떻게 구체적으로 진행되는가, 과학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정부와 과학자의 공동작업은 어떻게이루어지고 있는가 등에 주로 초점이 맞춰졌다.나노기술연구협의회의 사회영향위원회는 내년도 윤리·사회적 주제를 갖고 2010년 초와여름에 계획되어 있는 나노 컨퍼런스에 그린바움 박사와 다른 과학윤리 전문가를 초청하여 공동워크샵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한국내의Obsevatory Nano Korea 등 다른 단체의 관련전문가들도 많이 초대하여 대화의 폭을 넓혀갈 것이 강조되었고, 외국의 연구 및 실행현황에 대한 체계적인 정보정리 및 공유, 한국내 기준 및 강령 준비 사업도 더욱 체계적으로 진행시킬 것이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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