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양 온난화가 맹독조류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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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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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61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몬터레이만 지역신문에 ‘미친 새’들이 등장했다는 보도가 나왔음. 먹은 멸치를 토해내며 방향을 잃은 채 건물이나 벽 등에 이리저리 돌진했음. 무더기로 거리에서 죽은 모습이 발견되기도 했음. 약 30년 후인 1998년 이번엔 캘리포니아 연안에 사는 바다사자 수백 마리가 방향 감각을 잃어버린 채 이리저리 헤매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음. 일부는 바다에서 강으로 거슬러 와 도시까지 이동하는 이상 행동을 보였음.
해양 과학자들은 새와 바다사자가 보이는 이상행동의 원인으로 ‘수도니치아’를 꼽음. 수도니치아는 조류의 한 종류로 신경독성물질인 ‘도모산’을 만들어냄. 도모산은 혼란과 방향상실, 가려움증, 발작 심하면 죽음까지 유발함. 멸치 등 작은 어류와 어패류가 수도니치아를 섭취하며 도모산을 쌓게 되고, 이런 작은 어류나 어패류를 새와 바다사자 등이 먹으면서 더 높은 농도의 도모산에 노출된다는 분석임. 미국 해양대기청(NOAA) 연구팀이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해양 온난화로 미국 서부 연안에 맹독성의 수도니치아가 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음.
베라 트레이너 미국 NOAA 환경및수산과학과 연구원팀은 1998년부터 수도니치아 개체 수와 수도니치아가 만들어내는 도모산을 관찰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인클라이밋 14일자에 발표했음.
연구팀에 따르면 2015년 북동 태평양 지역에 심한 폭염이 발생하면서 수도니치아의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음. 폭염이 해양 온난화를 일으켰고, 해양 온난화가 조류의 변화를 일으키면서 수도니치아가 자라날 수 있는 퇴적층을 마련해줬다는 분석임. 해양 온도 자체가 오른 것도 수도니치아가 급격히 성장하는 데 도움을 줬음. 해당 지역의 해수를 수집해 도모산을 분석했는데, 독성이 기준치를 넘어 조개 등 해산물 수확을 금지시켜야 할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음. 실제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일부 지역은 독성에 대한 우려로 2015년 폭염 사건 이후 매년 조개 수확을 금지하고 있음.
연구팀은 “기후변화가 수도니치아의 생존과 분포를 위한 새로운 퇴적층을 만들어 개체 수를 증가시켰다”며 “2015년 폭염이 인간의 영향 때문에 발생했을 확률이 자연적 영향일 확률보다 5배 높다”고 분석했음.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 자체가 해양 산성화를 유발해 독성 조류의 개체 수를 늘리고 있다는 분석도 있음. 독일 헬름홀츠 해양과학연구소 연구팀은 지난 2018년 산성의 환경에서 독성 조류가 더 잘 자라난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기후변화에 발표했음. 대기와 해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계속 상승할 경우 독성 조류의 대량 발생이 촉진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였음.
연구팀은 “독성 조류가 늘어난다면 양식업과 어업 등에 새로운 위협이 될 수 있다”며 “기후변화로 인한 강우 증가로 비료가 바다로 씻겨 나가며 독성 조류 성장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분석했음.
미국 비정부 환경단체인 ‘환경워킹그룹’이 2018년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에서 2010년 이후 최소 510개의 독성 조류 종류가 보고됐으며 이 중 239건이 2017년 한 해에 발생했음. 러시아 정부는 지난 10월 자국 극동 캄차카반도 인근 수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수질오염의 원인이 '독성 조류' 때문이라고 결론내리기도 했음. 국내에서도 날씨가 따뜻해지는 여름철 낙동강과 한강 하류 등 일부 지역에서 독성 조류가 발생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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