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바타 통해 코로나 백신 시험을 한다면? 2020년 신흥기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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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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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 10가지 선정...“3~5년 내 영향력 커질 것”
코로나 백신 임상시험을 실제 사람이 아닌 가상의 아바타를 통해 할 수 있다면? 비행기가 항공유 대신 전기로 날고, 햇빛을 이용해 온실가스를 유용한 다른 물질로 바꿀 수 있다면? 센서가 모퉁이 저 너머에서 오고 있는 자동차까지도 볼 수 있게 해준다면?
아마도 수많은 생명이 뜻하지 않은 질병과 사고로부터 목숨을 구하고 인류를 위협하는 지구온난화 속도도 훨씬 더뎌질 것임. 산업혁명 이후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일과 교류, 생활 방식을 변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해왔음. 특히 20세기 후반 디지털 시대가 열린 이후 기술 혁신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영향력이 훨씬 더 커지고 있음.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2020년에도 세상을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가기 위한 기술 혁신 노력은 계속되고 있음. 올해는 어떤 기술들이 희망의 메시지를 들고 나왔을까?
스위스에 본부를 둔 세계경제포럼(WEF)과 미국의 유서 깊은 과학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이 전 세계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2020년 새롭게 부상한 `10대 신흥 기술'을 선정해 발표했음. 기존 기술보다 좀 더 나은 방식으로 사회와 경제 발전을 촉진하고 3~5년 안에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 기술들임. 1차로 75개 후보 기술을 고른 뒤 온라인 회의를 통해 최종 평가 작업을 마쳤다고 함. 전문가 선정단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고려해 세계 보건 및 기후변화 해법과 관련한 기술을 특히 관심있게 살펴봤음. '올해의 10대 신흥 기술'을 두차례로 나눠 소개함.
◇통증 없는 주사·검사 가능한 마이크로니들
의료 분야에선 3가지 기술이 선정됐음. 우선 통증 없는 주사와 혈액 검사가 가능한 마이크로니들(미세바늘) 기술이 주목을 받았음. 마이크로니들은 길이 50~2000마이크론(종이 1장 두께), 너비 1~100마이크론(사람 머리카락 굵기)로 거의 눈에 띄지 않는 새로운 약물전달장치임. 주사기나 패치에 부착해 사용함. 말단 신경을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통증을 유발하지 않음. 이미 많은 미세바늘 주사기와 패치 제품이 백신 접종에 사용되고 있음. 당뇨, 암, 신경통 치료에서도 임상시험 중임. 이러한 장치는 약물을 표피 또는 진피에 직접 삽입하기 때문에 기존 패치제보다 훨씬 효율적임. 올해는 피부 건선, 사마귀, 일부 암을 치료하는 데 쓰이는 미세바늘이 개발돼 나왔음. 선정단은 미세 바늘은 특히 값비싼 장비나 교육이 필요하지 않아 의료 서비스가 열악한 지역에서 특히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밝혔음.
물론 미세바늘에도 단점은 있음. 다량의 약물이 필요한 경우엔 미세바늘로는 충분히 약물 성분을 투여할 수 없음. 모든 약물이 미세 바늘을 통과 할 수 있는 것도 아님. 선정단은 그럼에도 무통 주사 및 검사는 약물 전달과 진단의 범위를 크게 확장해 줄 것으로 기대했음.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만든 가상 장기
컴퓨터가 환자를 대신할 수 있는 가상환자 기술도 유망 기술로 꼽혔음. 일종의 시뮬레이션 기술임. 예컨대 환자의 장기를 고해상도로 촬영한 뒤, 여기서 도출한 해부학적 데이터를 해당 장기의 메카니즘을 구현하는 수학 모델에 집어넣고 컴퓨터 알고리즘을 돌리면 실제 장기처럼 작동하는 가상의 장기가 만들어짐. 이런 가상 모델을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임상시험에 활용할 수 있다면 백신 개발 속도가 훨씬 빨라지고 비용도 절감될 것임. 백신 부작용에 따른 임상시험 참가자의 위험도 줄일 수 있음. 물론 임상시험 마지막 단계에선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약효 시험이 필요하지만 초기 안전성 및 효능 평가에선 유용한 방법임.
선정단은 가상의 임상 실험은 이미 실용화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혔음. 미국 식품의약국은 새로운 유방 조영술 시스템 평가에 사람 대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사용하고 있음. 이 기관이 발표한 약물 및 장치 시험 설계 지침에는 가상 환자도 포함돼 있음. 진단과 치료 계획 수립에도 가상 환자 모델을 이용할 수 있음. 미 식품의약국이 승인한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하트플로우 분석'(HeartFlow Analysis) 시스템은 환자 심장의 시티(CT, 컴퓨터 단층촬영) 영상을 기반으로 혈액의 흐름에 대한 유체 역학 모델을 구축해 관상 동맥 질환 여부와 그 정도를 식별할 수 있음. 이 기술이 없다면 번거로운 혈관 조영술을 실시해야 함. 선정단은 “이같은 방식은 개인별 맞춤형 치료에 유용하다”며 “당뇨 치료에서 이 방법이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음.
◇센서가 든 알약, 디지털 치료 앱…비대면시대 큰 활약 기대
기존 치료법의 효과를 높이고 의료시설 접근이 어려운 환자들을 돕는 소프트웨어, 즉 디지털의약품도 주목받았음. 대표적인 것으로 마이크로생체전자칩, 즉 센서가 든 알약이 있음. 이 디지털 알약을 삼키면 미생물이 체내에서 배출하는 가스나 위출혈, 체내 온도, 산소 농도 등을 센서가 체내에서 측정해 곧바로 앱에 전송함.
다양한 질병을 예방, 관리, 치료하기 위해 고안된 소프트웨어도 있음. 디지털치료제로 불리는 이 소프트웨어는 모바일 앱이나 게임, 가상현실 등의 형태로 이용할 수 있음. 2017년 미 식품의약국으로부터 최초로 디지털 치료제 승인을 받은 피어 테라퓨틱스의 약물 중독 치료용 앱 `리셋'은 환자에게 약물 중독 대처법을 훈련시키는 소프트웨어임. 임상시험 결과 앱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치료 효과가 두배 이상 좋게 나왔음. 이 회사는 2020년 3월엔 불면증 치료 앱 '솜리스트(Somryst)'도 디지털 치료제로 승인받았음. 지난 6월엔 아킬리 인터액티브(Akili Interactive)란 회사가 어린이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를 위한 디지털 치료제 '엔데버아르엑스(EndeavorRx)'를 승인받았음. 이는 최초의 게임 방식 디지털 치료제임. 안대처럼 사용할 수 있는 약시 치료용 가상현실 앱도 나왔음.
선정단은 앞으로 스마트워치가 이용자의 말과 접촉 패턴 변화를 파악한 뒤 우울증 치료 경보를 보내고, 이용자는 챗봇을 통해 상담을 받는 날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음. 비대면 시대를 연 코로나19가 디지털 의약품의 중요성을 부각시켜줬다고 선정단은 지적했음. 시장조사업체들은 전 세계 디지털 치료제 시장이 올해 20억달러에서 2025년엔 70억~80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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