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국/R&D] 코로나 바이러스 흡수하는 나노스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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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기관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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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노기술분류
- 발행일
- 2020-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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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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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세포를 모방한 나노입자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차단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옴. 특히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켜도 공격대상인 인체 세포가 바뀌지 않는 한 변함없이 치료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됨.
미국 UC샌디에이고의 리앙팡 장 교수와 보스턴대 의대의 앤서니 그리피스 교수 공동 연구진은 17일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스’에 “사람 허파세포와 면역세포의 세포막을 뒤집어쓴 나노입자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인체 감염을 막을 수 있음을 세포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힘.
연구진은 이번 나노입자에 바이러스와 유독 물질을 빨아들인다고 ‘나노스펀지’라는 이름을 붙였음. 세포 실험에서 나노스펀지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력을 90% 이상 감소시켰다고 연구진은 밝힘.
◇세포 대신 나노입자가 바이러스에 결합
코로나 바이러스는 표면에 돌기처럼 나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로 인체 세포 표면의 ACE2와 CD147 수용체 단백질에 결합하.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 치료제나 백신은 모두 이 스파이크 단백질을 공략함.
UC샌디에이고 연구진은 정반대의 전략을 택했음. 바이러스 대신 인체 세포에 눈을 돌린 것임. 장 교수는 “우리는 바이러스가 어떤 세포를 공격하는지만 알면 됐다”며 “그 다음에는 세포막을 모방한 미끼로 해당 세포를 보호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함.
연구진은 인체에 해가 없는 나노입자 표면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허파 상피세포의 세포막을 입혔음. 코로나 환자의 허파에서 활동이 증가하는 대식세포의 세포막을 입힌 나노입자도 만들었음. 백혈구의 일종인 대식세포는 염증반응에 관여함. 나노입자는 머리카락 굵기의 1000분의 1 크기임. 이렇게 만든 나노스펀지는 인체 세포보다 먼저 코로나 바이러스에 결합해 감염을 막을 수 있음.
보스턴대 의대 연구진은 생물안전등급(BSL) 최고 수준인 4등급 실험실에서 나노스펀지의 코로나 바이러스 차단 효과를 실험했음. 연구진은 나노스펀지가 들어있는 배양접시에 코로나 바이러스와 인체 세포를 같이 넣었음. 그러자 허파세포를 모방한 나노스펀지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력을 93%까지 차단했음. 대식세포의 세포막을 입힌 나노스펀지는 바이러스 감염을 88% 차단했음.
◇사이토카인 폭풍도 막을 수 있어
연구진은 나노스펀지를 1조개 정도 호흡기에 주입하면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다고 전망함. 나노스펀지에 결합한 코로나 바이러스는 다른 면역세포의 공격을 받고 소멸됨.
장 교수는 “우리 접근방식이 흥미로운 것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무리 돌연변이를 일으켜도 침투 대상인 인체 세포가 똑같다면 문제가 없이 작동한다는 점”이며 “새로운 코로나 바이러스나 다른 호흡기 질환 바이러스가 나와도 역시 침투하는 인체 세포가 같으므로 이번 나노스펀지로 막을 수 있다”고 기대함.
특히 대식세포를 모방한 나노스펀지는 코로나 환자의 과도한 면역반응을 막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연구진은 밝힘.
최근 코로나 감염 환자들에게서 면역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면서 목숨까지 앗아가는 사례가 자주 발견됐음. 이른바 ‘사이토카인 폭풍’임. 면역 단백질인 사이토카인 수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장기에 치명적인 염증을 유발함. 사이토카인이 면역세포와 잘 결합하므로, 대식세포의 세포막을 입힌 나노스펀지가 사이토카인 단백질도 흡수할 수 있다는 것임.
공동 연구진은 앞으로 동물실험을 통해 나노스펀지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차단 효과를 재확인할 예정임. 이미 1차 실험에서 단기적으로는 나노스펀지가 생쥐의 기도와 허파에 해를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음.
본 연구 성과는 ‘Nano Letters’ (“Cellular Nanosponges Inhibit SARS-CoV-2 Infectivity”) 지에 게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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